신녕면 주민센터 민원실에 용무가 있어서

들렀다가 아로니아농장을 둘러보았다.

집으로 돌아오는 중이었다.

신녕천의 다리를 건너려고 하는데

많은 사람들이 서성대고 있었다.

 

 

'장날인가?'하고 날짜를 곱아보니

 '하.. 오늘은 2월 22일.. 어.. 오늘 장날도 아닌데

냇가에 웬사람들이 이렇게 모여있지?'

 크리스마스 트리처럼 만든 생소나무 더미에

 달집태우기라는 현수막이 둘러져 있었다.

집사람과 함께 이 행사를 보고 가기로 하였다.

 

 

 

보름날 달집 태우기

 달집태우기 행사를 하기 위해 사물놀이꾼들도 보였다.

 

 

 

행사장에는 먹자판이 벌어졌다.

주최측에서 마련한 어묵과 막걸리를 누구나 와서

마음껏 먹을 수 있게 준비가 되어 있었다.

 

 

군중 속에서 나를 발견한 동기 '김용수'가 내려오라고

손짓하였으나 휩쓸리면 늦을 것 같아 사양하였다.

 

 

주민 4,000명이 사는 신녕면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니.. 매년 해 왔고 익히 홍보가 되어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국회의원 후보자를 비롯 신녕면의 유지들이 차례로

소개되었고 주민들은 박수로 격려해 주었다.

 

 

 달집태우기 행사 중 혹시나 모를 사고나 화재에 대비해서

소방차와 구급대원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태울 달집에는 저마다의 소원을 적은 소지를

주렁주렁 매달고 소원을 빌었다.

 

 

 어스름해지자 점점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비어있던 정자에도 사람들이 채워지고 있었다.

 

 

 먼저 면장, 시의회 의장 그리고 한사람은 누군지

몰라도 이 지역 삼부요인인 것 같았다.

먼저 면 발전을 위해 금일봉을 올리고

경건하고 정중하게 차례를 올렸다.

 

 

 행사에는 감초처럼 없으면 섭섭할까봐

차례를 지내는 제상을 발로 차고 시비거는 사람도

나타났다. 보는 주민들은 그저 덤덤했다.

상습적인 난봉군인가 보다

 

 

이어서 이장단들이 엎드려 절하고 있다.

이들은 올해도 마늘값, 양파값이 팍팍 올라서

지역경제가 계속 호황을 맞기를 기원하고 있었다.

 

 

 어어서 주유소의 기름차가 등장하였고

주유원이 물을 뿌리듯 기름을 뿌렸다.

 

 

 사회자의 하나, 둘, 셋 구령에 맞추어

행사의 주역들이 불막대기로 기름뿌린 달집에

불을 붙였다.

 

 

보름달보다 더 밝은 달집이 저마다의 소원과

지역사회의 소원을 활활 타오르는 불꽃과 함께

하늘로 올려보냈다.

 

작은 지역사회이지만 매년 이 행사를  통해

이 지역사람들의 결속력과 자부심을 보는 것 같아

흐뭇한 마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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